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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큐레이션은 목적을 가진 프로젝트다”

기사승인 2018.12.12  23: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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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큐레이터 협회 김미정 회장을 만나다

“아무리 책을 잘 진열해놓아도 읽을 사람, 바로 독자가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독자를 발굴하는 것이 북큐레이션의 시작입니다.”

한국북큐레이터 협회 김미정 회장을 만났다. 평생 독서교육가로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면서 살아온 김미정 회장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북큐레이션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독자에게 맞는 책을 적재적소에 배치, 추천하여 사람과 책을 연결시키는 일이 북 큐레이터, 책 중매장이의 역할이다.

“독서습관의 형성은 재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필요성과 목적에 의한 독서는 금방 흥미를 잃게 됩니다”라고 말하며 “절대 어른들의 욕심에서 아이들의 독서지도를 하면 안된다”고 지적한다.

한 사람에게 책은 어떠한 의미일까. 평생 책과 함께 살아온 사람의 삶은 뭐가 다를까 궁금하다.

“책은 무엇보다 조용한 울림으로 저를 흔들면서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조금씩 마음이 깊어지고, 생각이 넓어지면서 책 읽기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 된 듯합니다. 책은 나에게 다가온 선생이자, 이끌어주는 인생 코치였습니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내내 책은 든든하게 내 곁을 지켜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책과 연애에 빠진 듯 살아가는 김미정 북큐레이터협회장은 어릴 때는 집안이 어려워 아버지가 대학에 보내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간호장교가 되어 군인이 되라고 했던 아버지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어떻게든 혼자 공부하여 뒤늦게 대학에 들어갔고, 평생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스스로 가르칠 능력보다 가르치는 재주가 있다고 말한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일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고.

그렇다면 왜 지금 시대에 북큐레이터가 중요해지는 걸까? 20년, 30년 전에는 당연히 없던 분야다. 책이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사람이 북 큐레이터다. 도서관과 서점에서도 점점 북큐레이션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북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책에 대한 지식, 안목, 공감력 등이 필요하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우선적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대상 독자에게 맞는 책을 선별하고 선정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상처 받아서 힘든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에 건네주는 책, 자녀교육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기 엄마를 보듬어 주는 책, 꿈을 몰라 방황하는 청년을 다독여주는 책 등 상황별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너를 위해 고른 책이야!”라고 건네줄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이제는 개인 서가정리 등 목적에 맞는 책장 편집이 개개인별로 이뤄져야 한다. 독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북큐레이터의 활동도 의미가 있다. 책은 바로 영혼의 음식 아닌가! 일본의 서점은 모두 큐레이션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보이는 서점의 진열상태가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다. 책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와 사고방식이 그 속에 담겨져 있다.

김미정 협회장은 마지막으로 북큐레이션이라는 분야에서 사명감을 갖고 남은 생애 북큐레이터로서의 본질을 추구하면서 살겠다고 말한다. 독자가 사라진 시대에 책을 읽게끔 하는 일은 어찌 보면 허망한 일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북큐레이터를 만나느냐 못 만나느냐에 따라 책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질 테니.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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