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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업실을 엿보다 실험공간 UZ 의 ‘WORKSHOP’ 전

기사승인 2018.05.24  15: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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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삶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란 불가능할지 모른다. 하루종일 어떤 작업을 하고, 작업실의 풍경은 어떠한지 알 수 없다. 작가는 작품으로 존재를 드러낸다. 삶의 전부를 바쳐 작품 세계에 몰두하는 예술가의 작업실은 또 다른 예술이 아닐까. 이러한 물음에 대해 남기성, 홍채원 사진가는 화가, 조각가, 설치미술가인 12명의 작가 작업실을 10개월간 방문하고 작업실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김성배, 김수철, 박근용, 안재홍, 안택근, 이석기, 이윤숙, 이성실, 이해균, 최세경, 홍영숙, 황은화 등이다.

실험공간 UZ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 ‘WORKSHOP’ 전은 사진가의 눈으로 본 작가의 작업실을 표현하고 있다. 수원 팔달구 정조로 834 B1층에 위치한 실험공간 UZ에서 60여 점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남기성 작가는 일반적인 사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진을 표현한다. 바로 작업실에 있는 먼지를 채집하여 작업실을 표현했다. 작업장에 있는 먼지는 작가의 작업과 삶의 흔적이다. 작가들마다 작업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먼지의 색깔이나 모양도 완전히 다르다. 30배, 40배 이상의 사진으로 확대하였기 때문에 먼지인지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사진으로 드러난 먼지들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머리카락과 죽은 곤충 사체와 흙, 금속, 물감 등이 엉겨진 먼지는 사진으로 확대했을 때 추상화처럼 신비롭다. 먼지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은 놀랍다.

또한 홍채원 작가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사진조차 작가의 삶이 드러난 듯하다. 작업실의 환경뿐 아니라 작가의 생활고나 작품 활동의 어려움 등도 보여진다. 홍 작가는 “작업실의 소품이나 작업도구, 흔적, 손 등 다양한 소재를 사진으로 나타내면서 작가의 삶을 보여주로고 했습니다. 작업실을 통해서 작가의 작품세계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작품으로 완성된 작가의 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과정은 작업실에 존재한다. 작업실은 바로 작가의 작품이 잉태되는 엄마의 자궁과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대체로 홀로 외롭게 작업하는 작가들의 마음까지도 느껴진다. 추운 겨울 난로 하나에 의지하고 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을 텐트처럼 쳐 놓은 곳에서 작업하는 작가도 있다. 그곳은 고독하고, 외롭고, 쓸쓸하다. 여유 있는 작가들이 드물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치열하게 고뇌하며 작품 활동을 한다. 그것이 사진에 나타나 있다는 것도 신비롭다.

전시장의 오른쪽 벽면은 남기성 작가의 이름을 딴 ‘남색’을 주조 색으로 배경을 표현했다. 그리고 왼쪽은 홍채원 작가의 이름에서 비롯되는 ‘홍색’을 벽면에 칠하여 대비적으로 전시장을 구현했다. 작가의 완성된 작품뿐 아니라 그 과정도 이제는 하나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기록하는 글, 음성, 영상, 사진 등도 예술로 표현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실의 풍경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전시를 보고 큰 영감과 재미를 느낄 것이다. 이번 전시는 행궁동 실험공간 UZ에서 6월 3일까지 이어진 예정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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