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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노동자의 ‘인권’과 ‘안전’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0.01.18  11: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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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편리하게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음식 어플을 깔고 메뉴를 고르면 30분~1시간 이내에 따끈따끈한 음식이 집으로 배송된다. 현금이나 카드결재도 없이 스마트폰 상의 가상계좌나 연계된 신용카드로 결제가 된다. 배달 앱에서 주문시 원하는 사항을 메모하면, 별도로 배달원과 얼굴을 마주보지 않을 수도 있다.

배달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으면서 이른바 편리함도 있지만 문제도 늘어간다. 주문한 음식이 1시간 넘도록 오지 않거나 잘못된 메뉴가 배달되는 일도 있다. 식당 주인과 소비자 사이의 갈등도 늘어간다. 지난 해 11월 한 달간 온라인 쇼핑을 통한 음식 서비스 거래액이 1조원이 넘어서면서 앞으로는 배달이 외식산업의 주축이 될 거라는 전망까지 생겨난다.

그렇지만 배달서비스의 편리함과 매출증대 이면에는 배달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간과할 수 없다. 배달 오토바이가 교통질서를 해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교통사고 증가율도 심각한 위험적인 요소가 된다. 빨리 배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보다는 속도를 중시한다. 배달 오토바이 사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배달앱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은 손님의 주문을 음식점에 연결시켜주는 주문중개서비스, 배민라이더스는 음식점에서 손님에게 배달음식을 전달하는 배달중개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전자는 우아한형제들, 후자는 우아한청년들이 운영한다.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들은 크게 지입 계약 라이더와 자전거·전동킥보드·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원하는 시간에 배달을 하는 배민커넥터로 나뉜다.

배민커넥터의 경우 ‘내가 원할 때, 달리고 싶은 만큼만’이라는 취지로 도입됐다. 배달 경험이 없는 대학생이나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단기 알바, 파트타임, 투잡의 형식으로 부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전업이 아닌 부업의 형태를 지향한다. 대략 10건 정도 배달을 하면 3~4 만원의 수입을 얻는다고 전한다.

업체는 배달원의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배달수행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지입 계약 라이더와 배민커넥터의 주간 최대 배달수행시간을 각각 60시간, 20시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배달수행시간을 제한하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부업을 지향한다는 배달대행업체가 늘어가지만 배달근로는 어떠한 보호도 받을 수 없다.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배달하는 사람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다. 업무를 본인이 선택하기 때문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에 해당한다.

배송지연으로 인한 주문취소, 음식품질 불만으로 인한 재배송 요청, 오배송 등의 문제는 모두 배달기사가 배상하게 된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도 피해는 전적으로 을의 책임이 된다. 이렇게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라이더, 커넥터라 불리는 배달원들은 점차 늘어간다. 편리함과 자본의 증식 이면에 감추어진 문제는 언젠가 우리 사회의 고칠 수 없는 병이 될 것이다. 인간의 노동력을 시간으로 환산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는 것은 합리적인 제도로 보인다. 하지만 한 시간, 한 건 단위로 나의 가치가 환산되는 사회에서 행복한 개개인의 삶을 꿈꿀 수 있을까.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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