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소속 경기도의원 27명이 공동으로 발의한 ‘경기도교육청 일본 전범기업 제품 표시 조례안’에 대해 일부 경제지와 보수지를 중심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기사에서 ‘전범딱지’ ‘관제 민족주의’ ‘선동’ ‘통상마찰’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쓰면서 내달 초 본회의에서 조례안 처리 예정인 경기도의회를 공격 중이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경기도 교육감은 도내 초·중·고 4700여 곳의 일본제품 보유실태를 조사해 20만원 넘는 제품에는 ‘전범기업’ 인식표를 붙여야 한다. 이에 앞서 경기도의회 제2교육위원회 황대호 의원(민주당, 수원4)은 3.1절 100주년을 맞아 경기도내 각급 공립학교 3,200여 곳(유치원 1,170, 초등학교 1,289, 중학교 542, 고등학교 200, 특수학교 11)을 대상으로 학교가 보유한 주요 물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내 각급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주요 교육기자재(빔프로젝터, 캠코더, 카메라, 복사기) 중 일본기업이 생산한 제품은 50~70%, 이중 전범기업이 생산한 제품은 품목에 따라 10~20%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일본이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가에 가한 악랄한 고문과 위안부 성노예 만행, 민족문화 말살과 국민의 삶을 파괴시킨 범죄 행위 등에 대해 사과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교육현장이 제대로 의식하지도 못한 채 국산과 기능차이도 별반 없는데 단지 이미지만으로 전범기업의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이다.
실태조사를 진행한 황대호 의원이 “학교라는 공간은 미래세대가 내일을 준비하는 도약의 공간”이라면서 “학교가 물품을 선정할 때는 단순한 필요성을 넘어 시대정신과 교육적인 측면까지 고려하여 신중히 물품을 구매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한 이유이다.
일본 전범 기업의 제품을 쓰지 말거나 “쓰더라도 제대로 알고 쓰자”는 경기도의회 도의원들의 입장에 대해 그러나 일부 보수지들이 마치 일본전범 기업들을 대변하는 양 신랄한 비판에 나섰다. 전 세계를 학살과 고문, 약탈, 고문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일제의 만행과 전쟁물자 제공과 이익을 챙기고자 이에 부역한 전범기업들의 사죄와 보상 촉구는 전혀 없이 오히려 실태조사하고 학교현장의 역사인식을 높이고 교직원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전범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명확히 표시하고자 한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노력을 조롱하고 비웃고 있다. 이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일부 친일 보수들의 공격이 이어지자 황대호 의원은 “오늘날 기업은 단순히 생산 및 영업활동만을 하는 곳이 아니라 사회공헌과 지역발전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본 전범기업들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제국주의를 위해 우리 국민들을 강제 징용하는 반인륜적 행위를 저질렀고, 또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 창출과 인류사에 죄악을 끼쳤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성도 보상도 없었다”며 “이는 일본정부의 역사 부정과는 또 다른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독일의 전범기업들은 나치에 협력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전 세계인을 향해 처절히 반성했고 보상했기에 우리가 독일 전범기업 제품이라 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일본의 전범기업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미화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 이상 소비자는 전범기업을 기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례안과 관련하여 마치 일본제품 전체에 대해 불매운동 한다거나 혹은 한일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조례안으로 왜곡하는 일부 보수들의 비이성적 작태는 중단돼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