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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살아온 고향 율천동... “봉사는 생존과도 같은 일”

기사승인 2019.01.15  14: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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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국 율천동주민자치위원회 6대 위원장

태어나고 자라고 아직도 살고 있는 이곳. 율천동은 떠날 수 없는 삶의 터전이다. 율천동주민자치위원회 6대 위원장인 송정국 씨는 좀 더 봉사하는 마음으로 마을 일을 해 보려고 한다.

사람들은 ‘고향’이라고 하면 어떤 단어를 떠올릴까? 오래된 시골마을의 풍경, 벼가 익어가고 바다가 넘실되며, 산이 우거진 자연 속의 고향을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고향의 자연풍경은 사라졌지만 남아있는 것은 분명 사람이다. 사람으로 엮어진 마을 속에서 또다시 고향의 유대감을 갖게 된다.

그는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낯을 가리기도 하고,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지금이야 봉사활동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인사도 많이 하고 이 집 저 집 두루두루 알고 지내지만 원래 성격은 조용했다. 활달하지 않지만 의리 있는 성격이라고나 할까. 현재는 떡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작은 식당도 했다. 사업이 잘 안되어 백수생활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그랬던 과거가 있기에 더 열심히 봉사를 해 인생을 빛나게 만들고 싶다고 전한다.

율전동의 옛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는 점점 나이가 들어간다. 수원 구운동 삼환아파트는 원래 딸기밭이었다. 구운초 길은 원래 산이었고 공동묘지도 있었다. 밤밭이라고 불리운 율전동은 모두 다 농지였고, 산과 밭이 어우러진 시골이었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동네가 율전동이 아니었다. 마을 봉사를 하면서 옛 기억을 되살려 어떻게 하면 정감 있는 마을을 만들 수 있을까 혼자 궁리하는 게 취미다.

마을에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했다. 지금은 주민자치위원장과 생활안전협의회 위원을 하고 있다.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독거노인들에게 나눠드리기도 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마을의 이웃을 돕고, 가진 것으로 나눌 뿐이다.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딱 잘라서 말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끈끈하게 선후배로 연결된 동네에서 누군가 함께 무언가를 하자고 했을 때 거절하기 힘들었다.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생각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개인, 단체에 힘을 조금씩 보태었다.

그에게 봉사는 마을에서 살아가는 방법이다. 개인주의 사회 속에서 인간다움을 찾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홀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사회다.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식을 키우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타인이라는 존재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봉사는 생존과도 같은 일이 되어버렸다.

파장 초등학교, 수원중학교, 수원 농고를 졸업했다. 농고를 입학할 때만 해도 집안에서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공고보다 농고가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수원에서 학교를 다니고 결혼을 하고 터전을 잡고 살아가면서 마을 사람들은 경쟁 상태가 아닌 협력관계 혹은 동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어떤 곳보다도 율천동은 협력이 잘 되고, 내 일처럼 동네를 돌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살 맛 난다.

자치위원장을 맡으면서 예전에 혼자 봉사활동을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17개 율천동의 단체를 활성화하고 돕기 위해서 지원할 것들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함께 잘 어울리도록 해야 한다. 관계가 유기적으로 맺어지도록 큰 그림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개인적으로 마을 사업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축제나 마을사업 등을 위해 필요한 예산이 있는데 모든 것을 보조금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마을의 수익사업을 통해 마을 발전기금을 만들어 필요할 때 사용하고, 서로 합심하여 무언가를 창출해 내는 것이 필요한 때다. 이것이 진정한 마을 자치라 할 수 있다. 율천동 밤밭축제의 경우 2000만원이 넘는 축제 예산이 든다. 매년 축제는 커가지만 예산은 한정적이다. 그렇지만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축제이니만큼 서서히 자립하여 마을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축제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기금을 조성하여 수익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지속가능한 마을 사업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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