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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말’의 문제

기사승인 2018.10.18  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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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덜 깼다. 간밤에 언론시사회 마치고 배우들과 기분좋게 한잔했다. 늦게까지 마시다 보니 자리가 길어졌다. 하지만 질문에 답하는 데 전혀 문제 없다. 기분 나쁘세요?”

영화배우 김지수 씨는 영화 ‘완벽한 타인’ 인터뷰 장소에 무려 40분이나 뒤늦게 도착한 것에 대해 위와 같이 해명했다. 관련뉴스는 일파만파 퍼지고, 네티즌의 반응 역시 곱지 않다. 해명 혹은 늦은 이유에 대한 답변이라고 하기에는 황당하다. 만취한 상태로 인터뷰에 참여했다는 것, 거기다가 “술이 덜 깬 것 같지만 질문에 답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아무리 연기력이 탄탄하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로 호평을 받는다고 하지만 이번 ‘만취 인터뷰’ 논란은 실망이었다. 네티즌은 고스란히 이를 기억하고 있으며 여전히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한다. 과거 영화배우 김지수는 음주운전 2회 적발이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개인의 일상에서 지각할 수도 있고, 술을 마실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함께 고생하여 영화촬영하고, 개봉을 앞두고 언론에서 진행하는 인터뷰다. 연예인들의 음주와 관련한 이슈에 대해 시청자들은 예민하게 여긴다. 가만히 보면 ‘말’이 문제다.

말은 혼자 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있고, 듣는 사람이 있다. 말을 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을 고려해야 한다. 듣는 사람이 없다면 말할 이유도 없다. 말은 한 번 쏟아내면 주워 담기 힘들다. 연예인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말로 인한 상처와 고통은 누구나 겪는 일이다.

‘그냥 실수였어’ 혹은 ‘말일 뿐이잖아’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내뱉은 말은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 때로는 말한 사람의 의도와 듣는 사람의 입장이 달라서 생기는 의견 갈등도 있다. ‘그 뜻이 아니었잖아’라고 또다시 해명해야 한다. 우리는 말을 하고 살지만 얼마나 제대로 말하고 사는지 자신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김지수 씨의 말에서 문제는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기분 나쁘냐?’고 다시 묻는 태도였다. 술 마시고 온 것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담겨 있지 않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지각한 것도 모자라 상대방에 대해 ‘뭐가 문제인가?’라는 식의 태도를 비췄다. 사실 수많은 언론세례를 받는 연예인들은 말 한마디가 이미지의 전부가 된다. 기본적인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지 않는 말은 누구나 느낀다. 말은 분위기와 태도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비난하기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나 역시 자신의 말과 태도를 들여다보게 된다. 과연 우리는 어떤 언어를 품고 살아가는가. 언어는 곧 그 사람의 세계라고 한다. 말 속에는 나 자신의 교양과 지식, 가치관, 성격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된다. 목소리, 표정, 태도 등의 비언어적인 요소가 상대방 이미지를 좌지우지한다. 말한 다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한 다음 말을 해야 한다. 인격은 대화를 통해 드러나게 된다. 나의 말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받지는 않나, 내가 너무 많은 말을 해서 피곤해하지 않나 살펴보아야 한다. 스스로 말에 대한 반성적 태도를 갖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존 웨인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천천히 말하고, 너무 많이 말하지 말라’고 했다. 말로 흥한 자는 말로 망한다는 서양 속담도 있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적인 특수성은 항상 듣는 사람, 보는 사람을 고려해야 한다. 나를 보아주는 사람들로 인해 먹고 사는 직업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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