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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판도서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최서영 집행위원장을 만나다

기사승인 2018.09.19  09: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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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 도서관에서 정말 열심히 도와줘서 감동했어요.”

‘온나라 지역 책들의 한마당’을 펼친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이 지난 9월 6일부터 10일까지 수원 행궁동 일대에서 벌어졌다. 제1회 지역출판도서전은 제주도에서, 2회는 수원시에서 이뤄지면서 지역출판에 관한 관심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지역도서전은 자본과 시장에 치여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지역출판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함이었다. 지역출판도서전은 성공리에 끝이 났다. ‘우리 동네 수원’ 이야기를 보석처럼 여기고 지역스토리를 발굴하여 기록하는 일을 끊임없이 해왔던 최서영 집행위원장. 이번 행사의 소감을 꼭 들어 보고 싶었다.

“서울과 파주 중심의 대형 출판구조에서 지역출판사가 아무리 좋은 책을 출판해도 독자들에게 알리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직접 지역출판물을 모아 전국에 있는 시민들을 찾아 나서자는 취지였습니다. 전국 각지의 출판물과 도서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역출판사 및 저자의 활동을 격려할 목적으로 ‘천인의 독자가 주는’ 천인독자상도 제정했습니다. 33가지 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6개 지역의 60여개 지역출판사가 내놓은 책을 행궁광장에 전시하는 일 등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무사히 행사 마치고 좋은 평가 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역출판도서전은 민관의 협력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최서영 집행위원장은 무엇보다도 수원시의 민관협치 부문이 정말 훌륭했다고 이야기한다. 도서관 사서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태도에 감동했다고 거듭 이야기한다.

“보통 관에서 시행하는 사업들은 예산만 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번 지역출판도서전은 도서관과 함께 진행된 행사였기에 담당 도서관이 세심한 모든 것들을 지원하고, 안내해주시면서 한결 수월했습니다.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면서 담당 사서분들이 멀리서 오시는 분들 다 안내해주시고, 필요한 사항 여러 번 체크하고, 유인물이나 브로셔 등 완벽하게 준비를 다 해주셨어요.”

예산을 많이 쓰면서 원하는대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행사였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 범위 안에서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충이 컸다. 수원시에 등록된 출판사는 수백개이지만 책을 출판하는 곳이 한 곳도 없다고 한다. 대부분 인쇄와 디자인을 하는 업체다. 도서출판 ‘사이다’처럼 지역 컨텐츠를 제작하고, 출판하는 곳은 드물다. 이러한 여건에서 지역출판도서전을 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행사를 하면서 사업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힘들었다고 한다. 누군가 정성을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세심한 준비를 했다. 최 대표는 “상패 하나하나도 직접 제작하고, 캘리그라피로, 나무로, 심지어 돌로 문구를 파서 제작했어요”라고 말한다.

행사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팔레트’를 사용한 광장의 아고라와 전시부스에 대해서 물었다. 이번 도서전의 컨셉은 24시간 행궁동에서 놀다 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보통 컨벤션 센터나 박람회장의 도서전은 지치고 힘들다. 그렇지만 행궁동과 행궁광장에서 이뤄진 지역출판도서전은 놀이터와 같은 분위기가 구현되었다. 예산도 적고, 행사 기간을 한 달 남짓 남겨두었을 때까지도 광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구상이 완성되지 않았다. 나무 팔레트로 하려던 계획을 급히 수정하여 플라스틱 검정 팔레트로 작업하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무대 겸 휴식공간으로 ‘아고라’를 설치하고 지역출판도서를 배치하여 동선을 효과적으로 만들었다. 무대를 따로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돈도 적게 들었다.

“마을기록전과 제주4.3전 같은 경우 실내에 전시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정말 곤란했어요. 하지만 디자이너가 박터널을 활용하여 전시장을 꾸며보자고 제안했고, 외부의 전시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어요.”

이것뿐 아니다. 지역출판사 대표들이 매달 수원에서 모여 회의하면서 준비했다. 3월에 집행위원이 발족되고, 5월부터 실질적인 행사 준비를 했기 때문에 시간도 짧았다. 거기다가 전국 지역출판사의 책 2000여 권을 모으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어찌됐든 지역출판도서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작가나 밴드의 가수 등도 지역의 분들을 섭외했다. 유명한 사람들보다는 지역의 스토리를 알고 애정을 품은 사람을 찾아냈다. 또한 지역출판도서전에 어떻게든 영부인을 모셔와서 알리기에 애쓰는 등 홍보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였다. 직접 구상하고 만드는 사람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 신경 써야 한다.

최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열린 마을기록포럼이 큰 성과입니다. 민간기록을 끊임없이 해 온 지역의 기록자들, 앞으로 어떻게 지역의 스토리를 보존하고 써 나갈까를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지역 서점도 활성화되어야겠지만 우선적으로는 지역의 책들이 생명력 있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지방자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쩌면 문화적 다양성이다. 중앙의 문화뿐 아니라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콘텐츠가 계속적으로 발굴되어야 한다. 인문학 도시 수원이라고 선언하지만 지역 출판사가 단 한 곳밖에 없고, 지역의 문화가 빈약하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수원학, 수원의 출판 등을 앞으로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준비하면서 재미있었던 일도 있다. 선경도서관 앞마당에서 ‘만화가게’를 만들었는데 직접 헌책방에서 만화를 사왔다고 한다. 오래된 만화가게 부스를 만드는데 인계동 골목에서 버려진 문짝을 직접 사용하여 꾸미기도 했다. 화령전 앞의 ‘책의 기원’ 조형물은 행궁동 레지던시에서 작업하는 지역작가였고, 모두 기증된 책으로 만들어졌다. ‘지역’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마음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노고를 누군가는 느끼게 된다. 청와대 비서관 중 한 분이 “지역 행사에서 감동 받은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곳에서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는 게 느껴집니다”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이번 행사의 성과를 통해 지역출판도서는 수원의 21곳 지역서점에서도 판매하기로 협약했다. 또한 선경도서관에서는 지역출판물을 구입하고 전시코너를 따로 만들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행사에 대한 소감에 대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모두가 잘 해 내서 고맙고, 직원들에 대한 감사함도 큽니다. 수원시에 오신 지역출판 관계자들은 심지어 대우받고 환대받는 기분이어서 정말 좋았다고 합니다. 사람 중심의 인문학 도시에서 지역출판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는 첫 걸음인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고창 책마을 해리에서 만나요”라고 정보를 전하면서 “앞으로 지역출판이 탄탄하게 자리잡아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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