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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춘추전국시대

기사승인 2018.04.25  11: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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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소비자 가전쇼에서는 146인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공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동시에 이 기술이 LCD TV, LED TV, QLED TV, OLED TV 등 기존의 TV와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다양한 이름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TV 기술, 오늘은 그 이름 뒤에 숨은 디스플레이의 민낯을 살짝만 엿보도록 하자.

디스플레이란 정보를 시각적 방식으로 전달하는 전자 소자이다. 즉 사람의 눈이 느끼는 가시광선의 밝기와 색상을 조절해 정보를 전달한다. 디스플레이 화면은 화소(pixel)라는 기본 단위로 구성된다. 한 화소는 보통 빛의 삼원색인 적색, 녹색, 청색 빛을 내는 세 부화소(subpixel)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방출되는 삼원색 빛의 세기를 조절해 다양한 밝기와 색상의 영상을 구현해 낸다. 우리가 보통 Full HD라 부르는 화면은 가로로 1920개, 세로로 1080개의 화소가 배열되어 있어 총 화소 수는 대략 2백만 개다. 가로 방향으로 약 2천 개의 화소가 있기에 이 화면은 2k라 불린다(k는 천을 의미한다). 4k, 8k 화면은 가로로 각각 약 4천 개 및 8천 개의 화소가 배열된다. 세로 방향 화소 수는 가로 방향 화소 수의 절반 정도이다.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빛을 만드는 방식에 따라 자발광(自發光) 디스플레이와 비(非)자발광 디스플레이로 구분한다.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화소에서 직접 가시광선이 만들어지나 비자발광 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만들 수 없기에 별도로 구성된 조명 장치의 도움을 받아 영상을 구현한다. 오늘날 TV 기술의 주류는 LCD TV로써 이는 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의 약칭이다. LCD는 비자발광 디스플레이의 대표 주자로써 후면에서 백색광을 공급하는 백라이트란 조명 장치가 필요하다. 백라이트가 공급하는 흰색 빛은 화소 단위로 빛의 투과를 조절하는 일종의 셔터 장치를 통과하며 밝기가 조절되고 여기에 색상을 입히는 칼라 필터를 거치면서 총천연색 영상으로 탈바꿈한다.

예전에는 백라이트용 광원으로 형광등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 LED로 불리는 발광 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 즉 반도체 발광 소자가 백라이트용 광원으로 사용되면서 LED TV란 명칭을 얻게 됐다. 최근 등장한 QLED TV의 QLED는 양자점(quantum dot)이라는 나노 반도체와 LED의 합성어로써 양자점이 백라이트용 부품의 일부로 들어가 TV의 색상 구현 능력을 대폭 키운 TV 기술을 일컫는다. 결국 LED TV와 QLED TV 모두 비자발광 디스플레이인 LCD TV에 속하면서 백라이트의 발광 특성만 다를 뿐이다.

이에 반해 OLED TV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rganic LED)의 약자로서 전류를 흘려보내면 빛이 나는 자발광 유기 반도체 소자다. 현재 TV에 사용되는 OLED는 빛의 삼원색이 섞이며 전체 화면에서 흰색 빛이 나오는 백색 OLED에 칼라 필터를 얹혀 색을 입히는 방식이다. 따라서 부화소 단위로 별도의 색을 내는 휴대폰용 OLED 디스플레이와는 영상 구현 방식이 다소 다르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무엇일까? 기존의 LED TV에서는 백색 LED를 백라이트에 넣고 화면의 화소를 액정과 칼라 필터로 구성해 색상을 만들지만, 마이크로 LED는 화소 자체를 크기가 0.1 mm 미만의 적녹청 미니 LED로 구성한다. 이 세 종류의 LED를 적절히 점등해 조절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영상 정보를 구현한다. 즉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진정한 의미의 자발광 디스플레이라 할 수 있다. 효율이나 색상 면에서는 매우 우수한 특성을 보이겠지만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저비용의 생산 공정 기술이 아직 확보되지 않아 당분간은 주로 특수 용도의 디스플레이로 활용될 것 같다.

이제 정리를 해 보자. 비자발광 디스플레이인 LCD TV는 백라이트란 후면 광원의 종류에 따라 LED TV와 QLED TV로 구분되고, 자발광 디스플레이로는 OLED TV와 최근 등장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있다. 어떤 디스플레이가 가장 좋을까? 디스플레이 기술의 놀라운 발전에 따라 각 기술 간 화질 차이는 대폭 줄어들었기에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TV 전시장을 방문, 본인의 눈으로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본인의 선호도에 맞는 TV를 고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 같다. 물론 전시 공간의 밝은 조명과 의도적으로 틀어 놓는 형형색색의 화면에 속지 않을 최소한의 혜안은 필요할 것이다.

고재현 교수(한림대학교 응용광물리학과)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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