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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 몸살 오산천 두바퀴 축제... 교육도시 오산,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나

기사승인 2018.04.22  02: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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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무대와 온갖 체험 부스가 설치되면서 오산천변이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다.

오산천이 ‘재미’와 ‘건강’을 내건 관제 두바퀴 축제로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따뜻한 봄날, 쾌청한 오산천에서,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엄청난 홍보와 인원 동원몰이를 한 시와 정치인 덕분에 오산천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만큼 오산천 주변은 상흔의 흔적과 후유증이 컸다. 자전거 인프라 구축 노력은 없이 생태하천 오산천에서 해마다 일회성 자전거 축제 즐기는데 수년간 매해 수억씩 혈세 펑펑 써대는 오산시 행정,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동안 오산문화재단은 오산천 두바퀴 축제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 올해는 특히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홍보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각 주민센터와 거리 곳곳에 축제 시작 오래전부터 엄청난 양의 홍보물이 내걸렸고, 따로 홈페이지가 개설되었으며,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을 선언한 곽상욱 시장 겸 예비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산천 일원에서 개최되는 오산천 두바퀴축제에 직접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축제를 즐길 것”이라며 앞장서 시민 참여를 호소했다.

21일 종합운동장 뒤편 오산천 일원에서 개최된 두바퀴 축제에 주최 측은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자전거 놀이공원’을 표방했다. 환경을 파괴한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과거와 같이 ‘생태하천 오산천에서 친환경 녹색혁명을 주도하는 자전거’라는 식의 표현은 사라졌다.

잔디밭에 푸드트럭과 사람과 자전거가 뒤엉켜 있다.
축제를 위해 설치된 설치물들. 설치 및 해체 과정에서 이것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많은 차량들이 들락거렸다.
잔디밭에 각종 대형 차량들이 들어와 있는 모습.

‘자전거 놀이공원’ 답게 오산천 잔디밭을 중심으로 푸드트럭, 탁자와 술판, 외발자전거 묘기, 인기가수 및 지역문화단체 공연, 자전거를 이용한 에너지발전소, 스크린 자전거 오락실, 자전거병원, 연인 자전거 타기 등 다채롭게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한편에는 화장실까지 설치돼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며 순서를 기다렸다. 이러한 행사장에는 내내 수백 명의 사람들과 자전거들이 엉켜 자유롭게 잔디밭을 밟았고, 이들이 머문 자리에는 잔디가 풀죽어 쓰러지거나 바닥을 노출시켜 맨땅이 드러났다. 넓게 자리한 축제장 어느 곳에도 성한 잔디는 없었다. 나온 쓰레기만 해도 엄청났다.

행사장 부스나 화장실, 공연장, 각종 시설물들을 설치하기 위해 많은 트럭들이 행사 시작 전에, 그리고 끝난 후에 잔디밭으로 들어와 공사를 하는가 하면, 임시 화장실 설치 및 제거에는 중장비 운송수단까지 동원됐다.

수년전부터 오산시는 오산천을 축제장화해 왔다. 오산천이 국가하천으로 지정되고 수백억원의 국고와 시민들의 노력이 투여돼 생태하천의 모습을 찾아가자 오산시와 정치인들이 오산천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정월대보름 축제, 두바퀴 축제는 오산천에서 진행되는 대표적인 대규모 축제이다. 이러한 축제가 진행되면 말 못하는 오산천은 홍역을 치른다.

오산천에서 시와 정치인들이 진행하는 이러한 반환경 축제들은 오산천이 시민의 접근이 가능한 성격의 생태하천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몰리면 환경이 파괴되지만 국고 지원으로 오산천을 살리면서 시민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상식적인 선에서의 접근을 허용한 셈이다.

차량과 자전거가 드나든 축제의 상흔으로 잔디가 없어지고 맨땅이 큰 규모로 드러나고 있다.
간이 화장실을 설치한 주변은 아예 잔디가 존재하지 않는다. 중장비가 들어가 있는 모습

이와 관련, 환경운동 관련 한 활동가는 “시민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오산천에서 제대로 힐링하도록 한 것이지 이렇게 정도를 심하게 넘어 환경을 대량 파괴하면서 축제장화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환경오염 시키는 자동차에 대한 대안으로 자전거를 얘기하는 것인데, 오산시는 오히려 자전거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자전거에 대한 인프라 구축은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오산천에서 축제만 열면서 시민 영합적인 보여주기식 행정만 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일회성 자전거 축제에 오산시는 올해 2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것을 포함 4년에 걸쳐 상당한 혈세를 쏟아 부었다.

그동안 오산천 두바퀴 축제는 ‘재미’와 ‘건강’과 ‘교육’과 ‘친환경’을 내건바 있다. 쾌청한 봄날의 오산천에서 시와 정치인들이 앞장서 인원몰이하고 좁은 오산천 잔디밭에 시민들과 자전거가 몰려 먼지만 휘날리는 이 축제에 재미 외에 무슨 ‘건강’과 ‘교육’과 ‘환경’이 담겨 있을까. 교육도시 오산시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일까.

잔디밭에 놓여있는 자전거들.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
체험부스에도 사람과 자전거는 엉켜있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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