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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편 - 정도전의 묘에 시신이 없는 까닭은?

기사승인 2018.03.09  08: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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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평택시 진위면 은산리에는 조선의 설계자이자 개국 공신인 삼봉 정도전(1342~1398)의 사당 ‘문헌사(文憲祠)’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사극 정도전은 그동안 배워왔던 정도전의 인식을 바꾸는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정도전의 말미에 문헌사가 소개되면서 지금은 진위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사실 정도전은 진위면과 큰 인연이 없음에도 정도전의 사당을 비롯해 묘와 봉화 정씨의 집성촌이 조성이 되었으니, 그 연유가 무척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곳에 집성촌이 조성된 건 정도전의 큰 손자인 ‘정래(鄭來)’ 때의 일로, 용인현령으로 내려온 정래가 이곳에 정착을 했던 것이 현재 문헌사가 진위면에 자리한 배경이 되었다.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에 자리한 정도전의 동상
평택시 진위면 은산리의 입구에 세워진 정도전의 신도비와 봉화정씨 세거비

■ 시신이 없는 가묘로 남아있는 정도전의 묘

문헌사가 자리한 은산리에 정도전의 묘가 있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이 묘가 시신이 없는 가묘(단소)라는 점은 정도전의 삶을 돌아보면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조선을 건국하는데 있어 설계자이자 개국 공신이었지만, 결국 이방원이 일으킨 제1차 왕자의 난의 여파로 정도전이 참형에 처해지며 제대로 된 시신의 수습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반계 유형원(1622~1673)의 ‘동국여지지’ 과천현 편에는 정도전의 묘와 관련해 ‘재현동십팔리(在縣東十八里)’, ‘양재역재동십오리(良才驛在東十五里)’에 있다고 했다. 이는 과천현 동쪽으로 18리, 양재역에서 동쪽 15리에 정도전의 묘가 있다는 것이 기록의 요지다.

문헌사 인근에 자리한 정도전의 가묘. 시신이 없는 가묘로 조성된 이유는 정도전의 삶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정도전의 가묘에서 바라본 문헌사의 전경

실제 서초구청 일대(서초동 산 23-1번지)에서 정도전의 묘로 추정되는 곳이 확인되기도 했는데, 목이 없는 시신의 모습은 정도전의 참형 기록과 일치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무덤에서 지석이 출토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도전의 묘인지는 단언할 수는 없으며,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높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서초구청은 현장에 정도전의 산소터 비석을 세웠다. 현재 진위면 은산리에 자리한 정도전의 묘가 시신이 없는 가묘로 조성이 된 것 역시 정도전의 묘가 실전되었던 역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정도전은 역적으로 몰려 죽음을 맞이한 까닭에 오랜 기간 그의 이름은 금기에 가까웠다.

정도전의 사당 문헌사와 앞쪽에 자리한 정진의 사당 희절사
계단을 오르며 바라본 문헌사의 전경
문헌사의 내부. 유종공종의 현판을 볼 수 있다.

■ 정도전의 사당, 문헌사와 유종공종(儒宗功宗)

문헌사의 위치는 평택과 안성, 용인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는데, 마을의 입구에는 정도전의 신도비와 봉화정씨세거비 등이 세워져 있다. 고종 때 신원이 회복된 정도전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문헌사의 현판인 ‘유종공종(儒宗功宗)’이다. 유종공종은 ‘유학에서도 으뜸이요, 공적에서도 으뜸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고종은 정도전에게 유종공종의 편액과 문헌의 시호를 내렸는데, 비참한 최후 이후 5백 년 만에 신원이 회복된 모습을 볼 수 있는 현장이다. 문헌사는 사당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개방이 되지 않으며, 매년 음력 9월 9일 제사 때 개방이 되고 있으니, 이때 방문하시면 문헌사의 내부와 제사를 함께 볼 수 있다. 아울러 문헌사와 함께 삼봉 기념관에는 ‘삼봉집목판(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32호)’을 비롯해 정도전과 관련한 유물을 만나 볼 수 있으며, 문헌사와 함께 정도전의 아들인 정진의 사당 ‘희절사(僖節祀)’ 등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이처럼 평택시 진위면 은산리에 자리한 정도전의 가묘와 문헌사를 통해 정도전의 삶과 사상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김희태 기자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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