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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편 - 정조의 형이자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아들인 의소세손의 ‘의령원(懿寧園)’

기사승인 2017.12.13  23: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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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조선왕릉을 찾아다니다 보면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있다. 오늘 소개할 ‘의령원(懿寧園)’이 여기에 해당한다. ‘의령원’은 사도세자(추존 장조, 1735~1762)와 혜경궁 홍씨(추존 헌경왕후, 1735~1815)의 아들인 의소세손(懿昭世孫, 1750~1752)의 원역으로, 의외로 의소세손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는 의소세손이 불과 3살의 나이로 요절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았는데, 사실상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의학기술이 발달한 시대가 아닌 까닭에 전체적으로 유아사망률이 높았다는 점은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이 된다.

의소세손의 ‘의령원’의 전면 모습

■ 의소세손의 요절과 정조가 즉위하기까지

의소세손의 가계를 살펴보면 아버지는 사도세자이고, 어머니는 혜경궁 홍씨인데, 정조의 형이 바로 의소세손이다. 조선시대에 왕실은 적장자 계승을 원칙으로 했기에 만약 의소세손이 요절하지 않고 성장했을 경우 유력한 왕위 계승의 후보였다. 게다가 영조의 뒤를 이어 사도세자가 정상적으로 왕위에 올랐을 경우,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왕비가 되어 정실부인 소생의 완벽한 정통성과 혈통으로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변성이 있는 역사에서는 이와는 정 반대의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데, 우선 의소세손의 경우 1752년에 불과 3살의 나이에 요절했으며, 동생인 정조(재위 1776~1800)가 세손의 지위를 이어받게 된다. 아울러 아버지인 사도세자는 ‘임오화변(1762)’을 통해 뒤주 속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사도세자가 죄인의 신분으로 죽었던 까닭에 결국 정조는 자신의 아버지를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왕실의 족보인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紀略)’을 살펴보면 여기에는 정조의 법적인 아버지가 사도세자가 아닌 이복형 효장세자(추존 진종, 1719~1728)의 아들로 입적이 되어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정조는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를 수가 있었다.

‘의령원’에 세워진 비석. 정조의 어필로 ‘조선의소세손지묘개봉의령원’이 새겨져 있다.
‘의령원’의 봉분과 앞에 배치된 혼유석과 고석. 봉분의 뒤로는 석양과 석호가 각 1쌍이 자리하고 있다.

■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있던 ‘의령원’, 서삼릉으로 옮겨지다

‘의령원’은 현재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 자리한 서삼릉 경내에 자리하고 있는데, 특이하게 문효세자의 ‘효창원(孝昌園)’과 함께 2개의 원역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본래 ‘의령원’은 지금의 중앙여고가 자리한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1949년 6월 7일 현재의 위치인 서삼릉으로 옮겨지게 된다. 의소세손의 죽음은 할아버지인 영조에게 큰 슬픔을 안겨주었고, 이를 상징하듯 원역에 세워진 비석은 영조의 어필로 ‘조선의소세손지묘개봉의령원’이 새겨져 있다. 최초 ‘의소묘(懿昭墓)’로 조성이 되었지만, 고종 때 ‘의령원(懿寧園)’으로 격이 높아 졌다.

‘의령원’의 좌우에 세워진 문인석과 석마의 모습
배면에서 바라본 ‘의령원’의 모습. ‘의령원’의 앞쪽에는 문효세자의 ‘효창원’이 자리하고 있다.

‘의령원’은 봉분을 중심으로 별도의 난간석과 곡장이 설치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봉분의 앞에서 혼유석과 고석이 설치되었으며, 중앙에 장명등과 함께 봉분을 수호하는 석양과 석호가 각 1쌍이 세워져 있다. ‘의령원’의 좌우로는 망주석과 문인석, 석마가 각 1쌍이 세워진 것을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며 ‘의령원’과 ‘효창원’이 함께 조성된 기형적인 형태이지만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를 이어주는 매개로서 ‘의령원’은 충분히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김희태 기자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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