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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판 25만원 매달 장학금을 전달하는 임종국 씨

기사승인 2017.10.19  04: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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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폐지를 주워서 25만원 마련하여 수원시에서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전달한다. 지금껏 70명도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우만동에 사시는 임종국 씨다.

그도 역시 수급자인데다가 장애인이다. 사회복지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느끼고 앞으로 사회복지를 전공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다고 하여 기부한 지 꽤나 오래된다. 오토바이에 리어카를 매달아서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 모습을 수원 시내에서 종종 본 사람들이 많다.

임종국 씨는 어려운 형편에 힘들게 살아온 자신의 과거를 숨기지 않는다. 심지어 수원 남문에서 건달로 오랫동안 살았다고 한다. 고아로 자라면서 세상을 원망하고 나쁜 짓을 일삼았던 그가 60세가 넘어서 의미 있는 일들을 하는 이유는 뭘까. 사회복지 제도의 고마움을 알게 되고, 앞으로 복지관련 제도 및 종사자들이 늘어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학업의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한 달 내내 폐지를 줍고 돈을 모아 보아야 30만원~50만원 남짓이다. 폐지 1톤을 모아야 18000원이다. 하루에 1-2만원 벌기 어렵다. 그럼에도 폐지 줍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몸이 성한 날까지 하겠다고 한다. 오른쪽 다리는 성치 않다. 23살에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사고로 다쳐 아직까지 치료가 안 되었다. 한 쪽 다리는 짧고, 겨울이나 여름 모두 고름이 나오면서 아물지 않는다. 항생제도 듣지 않아 고생할 뿐이다. 병의 원인도 알 수 없다. 지팡이를 짚고 절뚝거리면서도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만은 멈추지 않는다.

칠보 고등학교에서 장학금을 담당하는 교사는 “한 명은 지체장애가 있지만 열심히 공부 하려는 학생을 선정했고, 또 한 명은 사회복지나 특수교육에 뜻이 있는 학생을 선정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장학금 대상자를 선정하여 필요한 학생들에게 적절하게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일이 어렵다. 학업이 우수한 학생들만 뽑지도 않는다. 잠재 가능성을 갖고 공부할 수 있는 아이들을 선정해야 한다. 보통 특수교육 대상자는 장학금 받을 기회가 없다. 학업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체장애 때문에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특히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돌아가길 바란다. 학생들이 자신이 받은 도움을 어떻게든 사회에 갚으려고 애쓸 것이다.

“고아원에서 5년을 살았어요. 하지만 고향이 수원인 것을 알고 오게 됐죠. 젊은 시절 사회에 진 빚을 어떻게든 갚고 싶어요. 전 재산 2000만원 남짓인데 그것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유언 남기고 죽고 싶어요. 썩어질 몸뚱이, 내 몸 위해서 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그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한다. 폐지를 줍는 과정도 쉽지 않다. 피눈물 나는 고통이 장학금에 스며있다. 칠보 고등학교 학생 중 “이 돈은 쓰지 않고 적금에 넣어 놓았다가 20년 후에 쓰겠습니다”라고 편지 쓴 학생도 있었다.

그 역시 잊지 못할 선생님이 한 분 계시다. 바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정재익 담임선생님이라고 한다. 돈이 없어서 수학여행을 갈 수 없었는데 따로 부르시더니 “돈을 내주마. 같이 가자”라고 하셨다. 지금 아직도 살아 계시다고 한다. 도움 받았던 경험을 잊지 못하였기에 어떻게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마련하여 주고자 하는 이유다. 사람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준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잘 사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한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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